[채널톡] 한식 현지화의 상식을 깨다, 뉴욕 '기사식당'
[목차]
- part ⓪ ⋯ 맨하탄 한복판의 한글 간판
- part ① ⋯ 뉴욕의 한식 '레스토랑투어'가 되기까지
- part ② ⋯ 뉴욕에서 '현지화'의 진짜 의미
- part ③ ⋯ 1년간의 준비 과정
- part ④ ⋯ 오픈 이후 마주한 반응들
- part ⑤ ⋯ 팔아먹는 것과 이어가는 것의 차이
- part ⑥ ⋯ 뉴욕 시장의 특징에 대해서
[말한 사람과 묻고 쓴 사람]
- 말한 사람: 기사식당(Kisa) 윤준우 대표. 뉴욕 요식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레스토랑 경영자.
- 묻고 쓴 사람: 채널톡 조혜리 에디터: 스타트업을 취재하다가 스타트업에 왔다.
맨하탄 한복판의 한글 간판
2024년 4월, 뉴욕 한복판에 문을 연 ‘기사식당(Kisa)’은 오픈 직후부터 화제가 됐다. 맨하탄에서도 미국인이 주로 사는 동네인 앨런 대로에서 한글 간판을 달고 백반을 파는 가게. 파격적인 시도였기에 창업자들조차 내심 걱정을 했지만 놀랍게도 가게는 첫 날부터 만석이었다.
오픈 전부터 뉴욕 타임스, 이터(Eater)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기사가 쏟아진 것은 물론, 2024년 말에는 ‘미국 최고의 레스토랑 14곳’ 중 하나로 선정되기까지. 그야말로 2024년 뉴욕에서 가장 핫한 식당이었다.
한국에서 보기에 뉴욕 기사식당은 ‘마법처럼’ 저절로 잘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이들의 성공은 그리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기사식당 창업자들은 뉴욕 요식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 왔고 이미 ‘씨 애즈 인 찰리(C as in Charlie)’라는 식당으로 ‘미슐랭 빕 구르망’에 선정된 적 있다. 오픈 전부터 기사식당을 소개한 미국 매체들은 모두 ‘씨 애즈 인 찰리의 창업자들이 만들었다’는 점을 언급한다. 그러니까 이들에게 기사식당이란, 이미 한 차례 창업을 성공시킨 팀의 연쇄 창업이었던 셈이다.
(미슐랭 빕 구르망: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들을 소개하는 미슐랭 어워드. 서울에서는 4만 5000원 이하로 식사할 수 있는 식당들을 소개하고 있다.)
뉴욕에 이미 존재했던 파인 다이닝 한식당과는 다른, 캐주얼한 한식을 ‘타협 없이’ 제대로 선보였다는 점도 또 다른 포인트. 이번 인터뷰의 초안을 읽은 한 창업자는 ‘99%의 창업자는 브랜딩하는 과정에서 타협을 한다. 필연적으로 애매한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기사식당은 타협하지 않았다.’라는 감상을 전했다.
모두가 한식을 해외에서 선보일 때에는 현지화가 필수라고 말하는 판국에, ‘맨하탄 한복판에 영어 한 글자 없는 한글 간판’이란 생각보다 큰 용기를 요하는 결정이었다는 뜻이다.
기사식당 윤준우 대표는 그간 여러 인터뷰에서 ‘진짜 한식’을 하게 된 계기를 밝혀 왔다. 첫 가게였던 ‘씨 애즈 인 찰리’의 퓨전 한식을 먹은 손님들이 ‘한식 처음 먹어보는데 정말 맛있다’라고 하는 걸 보고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꼈다고.
그렇다면 중요한 질문은 이거다. 윤준우 대표와 기사식당 공동창업자들은 왜 손님들이 원하는 게 현지화된 한식이 아닌 ‘진짜 한식’이라고 확신했을까. 기사식당 윤준우 대표와 화상 미팅으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