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을 설계하는 일 자체가 '글쓰기'가 된다면
사실 나에게 글쓰기라는 건 단순히 멋진 문장을 쓰고 정보를 잘 구조화하고... 이런 게 아니라 '독자 경험'을 설계하고 텍스트와 이미지와 캡션과 각종 편집 요소를 섬세하게 디자인해서 배열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래의 글쓰기에는 챗봇 대화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 포함될지도 모른단 생각을 한다. 이미 픽션에서는 챗봇 하나가 픽션 한 편을 대체하는 캐릭터챗이 무섭게 크는 중이고.
논픽션은 챗GPT가 거대한 백과사전 한 세트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좀 덜하겠지만... 언젠가는 챗봇 하나가 논픽션 한 편 그 자체인 형태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데 단순하게 특정 이슈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는 챗봇에 사람들이 굳이 접속할 이유는 크지 않으니까 그보다 조금 더 큰 단위로, 저자 챗봇이 그 저자의 글이나 책을 대체하는 미래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자기 브랜드와 전문성이 확실한 기자가 자기 챗봇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그 챗봇에 업계 동향이나 취재 비하인드 같은 걸 물어볼 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이런 공상들을 하다 보면 챗봇도 만들 줄 알아야 할 거 같고..
나는 사실 그냥 채팅 UI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고..
하지만 인터넷 초기에 상호작용 콘텐츠가 뜬다 뜬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다소 구식의, 저자가 일방적으로 맥락 짜서 완결된 형태로 말아주는 콘텐츠들이 지금도 주류인 것을 보면 걍 내가 아는 형태의 이런 글 열심히 쓰면 될 거 같기도 하다. ㅋㅋ
하이퍼텍스트 담론까지 연결해서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과 콘텐츠 형식의 변화를 한번 제대로 글로 써보면 재밌을 거 같다. 사실 나는 캐릭터챗이 미연시의 완벽한 후계자라고 생각한다. AI 챗봇은 아주 고도로 발전한 상호작용 콘텐츠이고.
어 이거 점점 말이 되는데... 이번 과제만 마무리하고 진짜로 글로 찐다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