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가 있는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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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가 있는 콘텐츠
"두 번째로 갖추어야 할 것은 '대의'라는 것이다. 명분으로 크게 일어서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그 명분 안에 대의가 있음을 밝혀야 한다. 명분을 세우고 대의가 없으면 그것은 무뢰배의 이권다툼에 불과한 것이고, 대의가 있는데 명분이 없으면 그것은 잘 되어도 종이 위의 남가일몽이라. 대의란 반드시 천하만민에 고르게 적용되기에 대의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명분에 대의가 있음을 밝히면 비로소 천하만민들이 힘을 빌려준다. 대의란 작은 것을 큰 것으로 형통하게 하는 하늘의 길이며 대의가 있을 때 백성들은 한여름의 들풀이 그러하듯 무성하게 일어나니..." (구아정, '미래의 골동품 가게', 214화)

최근 '미래의 골동품 가게'에서 본 '대의'라는 표현이 좋아서 오래 곱씹고 있다.

콘텐츠 만드는 사람마다 각자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가 다르겠지만, 최소한 나는 '큰 질문에 답하는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라고 믿어 왔다. 우리 모두의 심중에 있던 중요한 질문을 꺼내놓는 글이라면 누구나 반응할 수밖에 없으니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정량적 성과도 정성적 목적도 달성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가 '큰 질문'이라고 가치중립적으로 표현해 두었던 것이, 좀 옛스럽게 표현하면 대의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호응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질문을 꺼내는 행위에는 보통, 그 나름의 의로운 데가 있으니까. 그런 콘텐츠를 쓸 때에는 취재도 순조롭고 독자들의 취급도 다르다.

'미래의 골동품 가게' 속의 '대의가 없으면 무뢰배의 이권 다툼에 불과하고, 대의가 있으면 천하만민이 힘을 빌려준다'... 이런 문장들은 표현은 달라도 내가 큰 질문을 담은 좋은 콘텐츠에 바라는 속성과 동일하다.

다만 지금까지 나는 그때그때 업계 이슈의 흐름에 따라 내가 조명할 대의를 찾았다. 그런 흐름에서 빠져나와 있을 때에도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질문/대의는 무엇인가, 하면 아직은 어렴풋하다. 그걸 찾아야만 다음 단계가 되겠구나 직감하고 있고.

그러니까 자기가 이야기하고 싶은 대의가 있느냐 없느냐, 있다면 무엇이냐. 사람은(최소한 글 쓰는 사람은) 거기서 삶이 갈리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그 무언가를 대의라고 하든, 질문이라고 하든, 메시지라고 하든, 아젠다라고 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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