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업2022 '우리에게 시리즈B가 있을까' 세션 복기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컴업2022 세션. '우리에게 시리즈 B가 있을까'
세션 마지막 질문이 다른 창업자들을 위한 조언이었다. 여기에 째깍악어 김희정 대표님의 답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누가 몇백억 투자 받았다더라' 전혀 좋은 거 아닌 거 같아요,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몇백억 투자 받았는데 막 몇백억 밸류에이션이면 지분 50% 주는 데도 있더라고요. 그런 거 너무 연연하지 말고, '나는 투자도 못 받아오니까 무능한 대표인가?' 절대 그런 거 아니고요. 어떻게 하면 생존하느냐가 지금은 너무...(중요해요). 기업은 생존이 중요하지 밸류에이션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어떻게든 생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돼요."
"그게 다양한 방법으로 있을 텐데 저희는 내년에 이제 BEP를 맞추려고 하는 것처럼 여러분도 프로덕트를 뾰족하게 만들어서 당장 프로덕트만으로도 돈을 벌어서 먹고 살 수 있게 한다거나 이런 방법들을 찾는 해가 돼야 될 것 같아요. 존버라는 거... 저 너무 옛날 사람인가요. 진짜 그 어느 때보다 이거인(존버가 중요한) 거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들 주변 얘기에 흔들리거나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내 스스로를 돌아보고 우리 사업을 돌아봐서 몸이 단단해지는 해가 돼야 될 것 같아요."
너무 인상깊었다. 솔직히 나는 대규모 투자 소식이 들려오면 한번 더 쳐다보고 관심을 갖게 된다. 현혹이 된다. 그래서 어떤 다른 기준을 가지면 좋을지 여쭤봤다.
(이 세션을 복기하기 위해 영상을 보면서, 새삼 그 때의 내 모습을 제3자의 시선으로 보게 됐다. 피부에는 트러블 자국이 가득하고 눈도 퀭하고 흰자도 안 맑고, 되게 피곤해 보이는데 눈은 똑바로 뜨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그때 열심히 했지.)
"제일 마지막에 김희정 대표님께서 조언 해주시면서 '다른 데서 투자를 이렇게 많이 받았다 하는 소식에 주눅들지 마라, 그것보다는 우리 사업 자체가 더 중요하다', 이런 얘기를 해 주신 게 되게 인상 깊었는데요. 사실 저도 스타트업 취재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저기서 투자를 많이 받았다'하면 거기에 현혹됩니다. 되는데. 그러면 밖에 있는 입장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좋은 스타트업, 주목할 만한 스타트업, 조명하면 좋은 스타트업을 판단하면 좋을지, 조언을 주실 수 있을지..."
패널로 나와 계시던 세 분 모두 답을 주셨다. 나중에 기사로 또 정리하긴 했지만, 다시 보니 현장에서 받았던 답이 제일 좋았다는 생각이.
"저도 잘 모를 것 같긴 한데요. 저는 아무래도 프로덕트 가이다 보니까 제품 지표나 매출, 이런 부분을 보는 거 같아요. 그래서 진짜 자생이 가능한지, 그래서 그 제품이 푸는 문제가 얼마나 (저는 글로벌한 사업을 하다 보니까) 글로벌하게 문화랑 상관없이 풀 수 있는 문제인지, 이런 부분들을 좀 주로 볼 것 같습니다. (딜라이트룸 신재명 대표)"
"저는 사업은 잘 모르겠고요. 창업자끼리 '저 창업자는 진짜 존경한다' 이런 기준은 있어요. 최근에 뉴스에 밸류에이션 엄청 빠졌다고 우리끼리 돌아다니는 톡들이 있잖아요. 그러면 다들 '망했나? 대표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청 화려하던데 지금 이렇게 됐나?' 이렇게 생각하는데, 저는 그 대표님이 내년에 살아있다면 정말 존경할 것 같아요. 제가 그 기업을 평가할 순 없지만 전 투자사도 아니고. 같은 창업자로서 정말 어려운 시기에 생존을 했다. 물론 그 과정에 동료를 떠나보내아서 슬림화를 한 조직도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를 유지를 못해서 피벗을 하신 분도 있으실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망했어' 그러고 숨지 않고 내가 이 사실을 당당히 받아들이고 다시 살아남는 대표님들이 정말 좋은 창업자라 저는 생각해요." (째깍악어 김희정 대표)
"두 분 말씀 다 너무 와 닿는 이야기고요. 저는 그... 유저로서 좋아하는 제품들이 있잖아요. 그리고 어떤 카페 혹은 앱스토어 평점 이런 것도 되게 좋은 포텐셜을 갖고 있고. 투자와 상관없이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하실 수 있는 좋은 채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리고 요즘 같은 시장에서는 김희정 대표님이 해주신 말씀도 더더욱 와닿고. 그리고 아까 신재명 대표님 말씀하신 것처럼 돈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그 투자를 받았느냐. 투자 금액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런 것도 사실 굉장히 중요한 화두가 되는 시점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인비저닝파트너스 제현주 대표)
이 질문에 대해서 좀더 많은 분들에게 답변을 받아서 기사로도 정리했다. 이 날의 질문이 결국 지금의 내 가치관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결국 나는 이때 '투자받은 금액' 말고 다른 기준으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