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00억 이상 투자 받았던 스타트업들, 2025년의 현재
“그 많던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2021년은 벤처시장의 황금기였습니다. ‘100억’ 단위는 흔했고, ‘1000억’이란 숫자도 뉴스에서 자주 봤죠. 그로부터 4년 남짓. 그때 거액을 받은 회사들의 ‘지금’을 추적해 봤습니다. 누가 살아남았고, 누가 방향을 틀었고, 누가 다음 스테이지로 올라섰을까요.
토스(비바리퍼블리카) — 슈퍼앱에서 글로벌로, 그리고 美 IPO 준비
- 그때(2021): 약 4,600억 원 규모 라운드로 체급을 한 단계 올렸습니다.
- 지금(2025):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영업수익) 1조2355억 원, 영업이익 1546억, 순이익 1057억을 냈습니다. ‘흑자 기조’가 숫자로 굳어졌고, 2026년 美 상장 준비도 공식화됐죠. 호주 진출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상까지 꺼내 들었습니다. (토스, 코리아타임스, Reuters)
- 한 줄 평: “돈 버는 슈퍼앱”을 증명했고, 이제 한국 밖에서 증명하려 합니다.
당근(당근마켓) — 지역 슈퍼앱의 실속형 성장
- 그때(2021): 시리즈 D로 유니콘 등극(기업가치 약 2.7조 원). (TechCrunch, Bloomberg.com)
- 지금(2024~2025): 2023년(별도) 첫 연간 흑자, 2024년엔 연결 기준까지 흑자 전환했습니다. 광고와 커뮤니티 수익 다변화가 유효했습니다. (당근, ZDNet Korea)
- 한 줄 평: ‘로컬 광고’의 캐시카우화. 속도보다 내실.
무신사 — 1조 매출 돌파 후 IPO 시동
- 그때(2021): 1300억 수혈로 ‘패션 플랫폼’의 왕좌를 굳혔습니다.
- 지금(2025): 2024년 매출 1조2427억, 영업이익 1028억으로 흑자 전환. 2025년 8월 주관사 RFP 발송하며 상장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H1 2025 실적도 우상향. (무신사 뉴스룸, 바이라인네트워크, 인베스트조선, Bloomberg.com)
- 한 줄 평: “이익 내는 플랫폼”을 증명했고, 공모 시장을 두드립니다.
컬리 — ‘첫 영업흑자’ 타이틀을 따냈지만, 체력은 더 봐야
- 그때(2021): 약 2500억 원 투자 유치. 이커머스 냉각 우려 속에서도 ‘프리미엄 배송’로 차별화했죠. (KED Global)
- 지금(2025): 2025년 1분기 첫 연결 영업흑자(약 17.6억), 상반기 누적으로도 흑자 마감. 다만 이익률은 0%대 초저마진이라 방어력이 과제입니다. (Pulse, 한겨레, 조선비즈)
- 한 줄 평: “흑자 전환”의 상징성은 컸지만, ‘안정적 흑자’로의 업그레이드가 숙제입니다.
몰로코(Moloco) — 이익 내는 애드테크의 표본
- 그때(2021): 약 $150M(시리즈 C), 밸류에이션 $1.5B. 애드테크 한파 이전에 ‘운영형 ML’로 먼저 질주했습니다. (TechCrunch, Moloco)
- 지금(2022~2025): 2022년 매출 $200M+ 페이스와 다분기 흑자를 공개했고, 2025년에도 채용/오피스 확장으로 성장곡선을 유지 중입니다. (Moloco, 비즈니스와이어, SFGATE)
- 한 줄 평: 성장은 애널리틱스가 아닌 ‘리턴’에서 증명됩니다.
리멤버(드라마앤컴퍼니) — HR테크로의 변신, PE 품으로
- 그때(2021): 1600억 원 규모 시리즈 D(아크앤파트너스·사람인HR). ‘명함앱’에서 커리어·채용 플랫폼으로 전환을 가속했습니다. (동아일보, 와우테일)
- 지금(2025): EQT가 지분 다수를 인수하는 딜을 발표. ‘한국형 링크드인’ 스토리에 글로벌 PE의 손이 들어왔습니다. (eqtgroup.com, KED Global)
- 한 줄 평: 사용자 DB·매칭 역량이 사모자본의 ‘테마’와 만났습니다.
센드버드(Sendbird) — 커뮤니케이션 API에서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 그때(2021): $100M 시리즈 C, 유니콘 등극(밸류 $1.05B). (CB Insights)
- 지금(2025): 음성까지 아우르는 AI 에이전트 제품군을 출시, AWS와 3년 전략 협약. 고객서비스 자동화에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확장 중입니다. (Sendbird, PR Newswire, SiliconANGLE)
- 한 줄 평: “채팅 API 회사”가 아니라 “옴니채널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리프레임.
눔(Noom) — 다이어트 앱에서 GLP-1 테라피 실험장으로
- 그때(2021): $540M 시리즈 F(실버레이크). 디지털 헬스의 총아였습니다. (Reuters, 포브스)
- 지금(2025): GLP-1 ‘마이크로도스’ 프로그램을 론칭하며 약물·행동변화 결합 모델로 피벗. 비용·규제 리스크로 인력 조정도 있었죠. (Noom: Lose weight and keep it off., Reuters, NJBIZ)
- 한 줄 평: ‘행동변화’의 철학을 지키되, 약물경제학과 규제의 곡예가 필요합니다.
티몬 — 회생의 굴곡 끝에 재가동 수순
- 그때(2021): 약 3050억 원 유치 후, 사업 재편을 모색했습니다.
- 지금(2025): 2024년 미정산 사태로 회생에 들어갔고, 2025년 6월엔 인수 무산 보도가 있었으나 8월 법원이 회생절차 종결. 오아시스 인수 후 영업 재개 수순입니다(일정은 확정 공지 참조). (조선일보, 다음, 스페셜타임즈)
- 한 줄 평: “가장 험한 비포장도로”를 지나 ‘재출발’ 버튼을 눌렀습니다.
엔픽셀 — 대작 ‘크로노 오디세이’로 승부수
- 그때(2021): 시리즈 B 1000억 원, 유니콘 밸류 인정. (NPIXEL | 엔픽셀, 인벤)
- 지금(2024~2025):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아 2025년 출시 준비 중. 본업 부진 속에서도 대형 신작으로 반등을 노립니다. (글로벌이코노믹, 디스이즈게임)
- 한 줄 평: 결과는 ‘론칭 후 매출·유저 체류’가 말해줄 겁니다.
뤼이드(Riiid) — AI 튜터에서 M&A로 확장
- 그때(2021):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에서 $175M 유치. (Reuters, TechCrunch)
- 지금(2021~2023): 일본 파트너 ‘랑구’ 인수에 이어 영어교육 콘텐츠사 ‘퀄슨’ 인수. 제품 포트폴리오와 해외 거점을 넓혔습니다. (TechCrunch, Nasdaq)
- 한 줄 평: 연구개발형 AI가 ‘콘텐츠·유통’을 흡수하며 비즈니스 에지 확보 중.
비욘드뮤직 — ‘K-뮤직 IP 운용사’의 스케일업
- 그때(2021): 2021년 말 프랙시스에서 2000억 원대 자금을 끌어오며(누적 수백억 단위에서 확 키움) 본격 인수전 전개. (Music Business Worldwide)
- 지금(2022~2025): FNC 인베스트먼트 인수 등 카탈로그를 공격적으로 확장했고, 2025년엔 베카 붐 저작권 묶음까지 손에 넣었습니다. (PR Newswire, 야후 금융)
- 한 줄 평: ‘한국판 힙그노시스’가 로컬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IP로 전개 중.
2021년 ‘빅 라운드’의 공통 분기점 3가지
- ‘흑자 증명’의 힘
2021년에는 ‘성장률’이, 2025년에는 ‘영업이익’이 문을 엽니다. 토스·무신사·당근이 대표적이죠. 결국 투자 시장은 “이익 구조가 재현 가능한가?”를 봅니다. (토스, 바이라인네트워크, ZDNet Korea) - 카테고리 리프레이밍
센드버드는 채팅 API에서 ‘AI 에이전트’로, 눔은 생활습관 코칭에서 ‘GLP-1 결합 케어’로 프레이밍을 바꿨습니다. 제품 정의를 바꾸면 시장 정의도 바뀝니다. (PR Newswire, SiliconANGLE, Reuters) - 자본시장 전략의 다변화
무신사는 상장, 리멤버는 PE 거래, 비욘드뮤직은 ‘펀드적 자본+운용’의 조합으로 확장했습니다. 2021년의 ‘대규모 VC’가 2025년엔 IPO·PE·세컨더리로 분화했습니다. (인베스트조선, eqtgroup.com, 비즈니스와이어)
참고사항
- 선정 기준: 2021년에 1000억 원 이상을 조달(혹은 그에 준하는 미화 규모)했고, 한국 시장과 연결고리가 뚜렷한 기업. (OGQ는 기준 미달로 제외, 테라폼랩스는 ‘펀드 조성’ 성격으로 제외했습니다.)
- 데이터 출처: 각 사 보도자료·공시·주요 매체 보도 등을 교차 확인했습니다. 일부 수치는 환율/회계 기준에 따라 다르게 보도될 수 있습니다.
- 타임스탬프: 본문은 2025년 9월 10일(서울) 시점의 확인 자료를 반영했습니다. 이후 변동 가능성이 있는 항목(IPO 계획, 인수 클로징 일정 등)은 ‘계획’으로 표기했습니다. (Reuters)
에필로그: ‘그 많던 돈’의 행방은?
정답은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 어떤 회사는 돈을 제품/채널 확장에 써서 ‘플라이휠’을 만들었습니다(센드버드, 몰로코).
- 어떤 회사는 흑자 증명으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줄였습니다(토스, 무신사, 당근).
- 또 어떤 회사는 거친 사이클을 통과하며 ‘재출발’ 버튼을 눌렀습니다(티몬).
2021년의 거액 라운드는 ‘끝판왕’이 아니라 장기전의 스타팅 블록이었습니다. 이제 성적표는, ‘성장률’이 아닌 ‘현금흐름’과 ‘시장 확장력’이 매기고 있습니다. 2025년의 투자자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보네요. (냉정하지만, 합리적입니다.)
참고·인용
토스(실적/해외·IPO): (토스, 코리아타임스, Reuters)
당근(라운드/흑자): (TechCrunch, 당근, ZDNet Korea)
무신사(실적/IPO): (무신사 뉴스룸, 바이라인네트워크, 인베스트조선)
컬리(흑자·반기): (Pulse, 한겨레)
몰로코(라운드/수익성/확장): (TechCrunch, Moloco, SFGATE)
리멤버(라운드/EQT): (동아일보, eqtgroup.com)
센드버드(라운드/AI·AWS): (CB Insights, SiliconANGLE, PR Newswire)
눔(라운드/GLP-1 전환): (Reuters)
티몬(회생/인수): (조선일보, 다음)
엔픽셀(라운드/출시준비): (NPIXEL | 엔픽셀, 글로벌이코노믹)
비욘드뮤직(자금/인수): (Music Business Worldwide, PR Newswire)